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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의 수출품목 (2) 커피와 에메랄드

중남미

by 쪼리아빠 2023. 2. 1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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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다음으로 콜롬비아에서 유명한 것은 커피일 것이다. 커피의 생산조건을 보면, 중남미, 특히 콜롬비아가 최적의 조건을 갖춘 지역임을 알 수 있다. 아프리카 이디오피아가 원산지인 커피는 북회귀선(북위25도)과 남회귀선(남위25도) 사이의 해발 800~2,000미터의 고지에서 재배되며, 물빠짐이 좋은 화산토와 적절한 강수량이 커피의 품질을 좌우한다. 콜롬비아의 안데스 산악지대는 이런 조건을 가장 잘 만족시키는 지역이다. 재미있는 것은 커피와 코카인의 재배조건이 매우 유사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커피 가격이 올라가면, 코카인 대신 커피를 재배하는 농가가 많아지기도 한다.

콜롬비아 커피브랜드 후안 발데스 Juan Valdez는 1959년부터 마케팅에 사용되었다.

이 커피 원두는 크게 아라비카 종과 로부스타 종으로 나뉘는 데, 로부스타는 카페인 함량이 높고 대량재배가 가능한 저품질의 커피인데 비해, 콜롬비아나 브라질, 코스타리카와 같은 중남미의 커피생산국가에서는 카페인 함량은 낮은 대신 향미가 뛰어나고, 재배가 까다로운 고품질의 아라비카를 생산한다.
다른 생산국가와 비교해보자면, 브라질은 커피를 수확할 때 기계를 이용해서 훑듯이 수확하기 때문에 덜익은 원두가 섞이면서 품질을 떨어뜨리지만, 콜롬비아와 코스타리카는 낮은 임금을 이용해 작업자들이 직접 손으로 수확하기 때문에 양질의 원두 만을 수확한다는 얘기가 있다. 콜롬비아는 후안 발데스 Juan Valdez라는 브랜드, 코스타리카는 브리트 Britt라는 브랜드를 성공시키면서 마케팅에도 성공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커피 수출규모 2위인 베트남은 19세기 프랑스 식민지 시절부터 커피를 생산했으나, 본격적인 수출국가가 된 것은 1987년 이후이다. 해발 800m 이하에서 재배되는 로부스타 종을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보급하면서 커피시장의 주요 수출국으로 떠올랐다.
코카인과 커피 다음으로 유명한 것은 에메랄드인데, 그리 잘 알려지지는 않은 듯하다. 에메랄드는 희귀성과 광택, 내구성이 뛰어나서, 다이아몬드, 사파이어, 루비와 함께 4대 보석으로 꼽히는 보석이다. 아름다운 취록색을 띠는 보석으로 동양에서는 취옥이라고도 한다. 매우 넓은 지역에 분포하여 여러 나라에서 생산되기는 하지만, 콜롬비아는 한때 전세계 에메랄드 생산량의 90%까지 차지할 정도로 가장 중요한 생산국가로, 조금 비싸기는 하지만 콜롬비아에 가면 꼭 사야하는 상품이기도 하다.
콜롬비아의 에메랄드는 예전에 바다였던 지역이 융기되면서 해양 퇴적암이 쌓여 형성된 보석으로, 다른 나라의 에메랄드보다 그 선명도와 색이 뛰어나 단연 으뜸으로 여겨진다. 콜롬비아의 수도인 보고타 지역이 주산지인데, 인근에 있는 소금광산은 이 지역이 예전에 바다였음을 증명해준다. 그럼 에메랄드를 가장 사랑하는 나라는 어디일까? 일본이다. 뛰어난 품질의 에메랄드는 거의 대부분이 일본으로 수출된다고 한다.

콜롬비아 보고타 시내 Emerald Trade Center내 매장 진열대 모습.

20세기 들어오면서 에메랄드의 가격이 급등한 것이 콜롬비아 내전의 원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콜롬비아가 최대생산국의 명성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에메랄드의 생산량은 해마다 들쭉날쭉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앞에서 말했듯이 정부의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밀반출로 과세를 회피하면 큰 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한 에메랄드 광산은 모두 전통적인 스페인계 후손의 가문들이 장악하고 있는 데, 범죄조직과 반군들이 이권을 노리고 개입하는 경우도 있어, 공식경로가 아닌 루트로 수출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한 때는 광산주들이 범죄조직의 개입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생산량을 줄이기도 했다고 한다.
한편, 커피와 에메랄드의 공통점은 막대한 토지를 보유한 크리오요들이 장악하고 있는 산업이라는 점이다. 스페인 식민지 시절부터 부를 축적한 이들은 콜롬비아의 독립, 19세기의 보수당과 자유당의 대립, 20세기 양 당의 대립에 따른 내전시기, 그리고 좌익반군의 등장과 같은 격변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계속 명맥을 이어오고 있으며, 기득권을 빼앗기지도 않았다. 서민들의 삶은 잦은 내전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석유, 석탄과 같은 엄청난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1인당 GDP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5천 달러를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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