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를 만들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전분원료이다. 맥주의 주원료인 맥아는 물론 부원료로 많이 사용되는 쌀, 보리, 밀, 옥수수 등도 소중한 맥주원료이다. 이러한 전분원료가 맥주의 알코올 도수를 결정하고, 향과 톡 쏘는 맛을 결정한다.
맥류(麥類)는 크게 소맥(小麥), 호맥(胡麥), 나맥(裸麥)과 대맥(大麥)으로 구분된다. 나맥이란 쌀보리를 말하며, 우리가 흔히 밥에 넣어먹는 보리이다. 호맥은 호밀을 말하는 데 주로 흑빵의 원료로 사용되고, 소맥은 빵, 과자, 국수 등을 만드는 밀을 말한다. 대맥은 겉보리를 말하는 데 겉보리에는 여섯줄보리와 두줄보리로 나누어진다. 우리나라에서는 두줄보리를 ‘맥주보리’라고 하고 여섯줄보리를 ‘겉보리’라 한다.
맥주를 만들 때 쓰이는 보리는 주로 두줄보리이다. 간혹 여섯줄보리를 사용하는 나라도 있으며, 특히 홈브루에서는 여섯줄보리를 사용하는 예가 많다. 두줄보리는 여섯줄보리 중 두 줄만 남고 나머지는 퇴화된 품종인데 낱알이 크고 모양이 균일할 뿐만 아니라 껍질이 얇고 단백질 함량이 낮아 맥주 제조에 적당하다.
맥아 제조에는 낱알이 굵고 균일하면서 내용물의 함량이 일정하고 발아력이 좋은 보리가 좋다. 또한 전분 함량이 높고 껍질은 얇고 협잡물이 적어야 맥아를 만들 때 곰팡이가 피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겨울에 따뜻하고 강수량이 균일한 제주도와 전라남도, 경상남도의 남부해안지역이 재배하기 좋은 지역으로 장려되고 있다. 전량 수입에만 의존하던 맥주보리는 1960년대에 일부 지역에서 골든 메론(Golden Melon)을 재배하기 시작하여, 이후 우리나라 기후에 알맞고 품질이 뛰어난 향맥, 사천2호, 사천6호, 두산8호, 두산29호, 진양보리, 삼도보리, 제주보리 등의 개량품종을 개발하여 육성, 장려하고 있다.
국내 맥주 홈브루의 원료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맥주원액캔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도구를 포함한 거의 모든 재료를 수입한다. 곡물 양조에서도 이와 별반 차이가 없다. 효모나 홉은 우리나라에서 구하기가 쉽지 않아 수입해야 하지만 맥주보리는 국내에서도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다. 맥주의 원료는 대부분이 보리로 만든 맥아이므로, 이것만 국산화해도 국내 맥주 홈브루의 자급자족률은 매우 높아지게 된다.
맥주의 원료로 보리가 가장 적합한 이유
① 낱알에 견고하게 붙어있는 껍질에 의해 배아나 배유부가 보호되고 있어 수확.정선 공정에서 손상되지 않는다. 따라서 효소활성의 발현에 필수적인 발아력을 보존할 수 있고 발아공정에서 비교적 미생물의 번식이 어렵다.
② 담금공정 중 mash에서 맥아즙을 분리할 때 껍질이 천연의 여과층을 형성하여 여과가 원활하게 이루어진다.
③ 보리전분의 호화온도가 52~59℃로, 쌀, 옥수수 등에 비해 현저히 낮아, 당화효소에 의한 전분분해시 호화조작없이 당화가 일어나서 대단히 효율적이다.
보리는 맥주를 양조할 때 바로 사용할 수 없다. 맥아(Malt, 엿기름) 제조 과정을 거쳐서 맥아로 만들어야 비로소 맥즙을 만들 수 있고, 알코올과 향미 성분을 형성할 수 있다. 그리고 건조과정을 통해 맥아는 특유의 향미와 색소가 형성되어 맥주의 품질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홈브루용 맥아는 크게 세 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첫째는 맥주원액캔처럼 효모만 넣으면 맥주가 만들어지는 형태이다.
둘째는 맥아추출물 형태로 맥주원액캔에서 홉이 첨가되지 않은 상태의 것이다. 주로 맥주원액캔에 혼합하여 사용하는 데 알코올 농도를 높이고, 맥주의 풍미와 진한 맛을 낸다. 맥아추출물 만으로 양조할 경우에는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종류가 다른 맥아 추출물을 여러 개 혼합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시판되는 형태는 진한 시럽 형태와 건조된 형태 두 가지이다.
셋째는 순수 맥아이다. 보리를 일련의 조작을 통해 제조된 맥아를 제품화한 것인데 맥아를 직접 당화, 라우터링, 스파징, 호핑 등을 거쳐 직접 발효 가능한 당의 형태인 맥즙을 만들어 맥주를 양조한다. 맥아는 종류에 따라 구수한 맛, 진한 맛, 쓴맛, 견과류맛, 달콤한 맛을 내는 것이 있고 초콜릿향, 커피향, 맥아 특유의 풍미를 내는 것도 있으며, 어떤 맥아는 짙은 갈색, 적갈색, 엷은 담황색을 내는 것도 있다.
맥아는 크게 담색 맥아, 농색 맥아, 특수 맥아로 나누어진다. 보리 외에 다른 곡류를 이용한 그레인 맥아도 있다. 담색 맥아는 담색 맥주를 만드는 맥아로, 필스너 맥아, 라거 맥아, 두줄보리 맥아, 페일에일 맥아 등의 제품이 있다. 농색 맥아는 마일드에일 맥아, 뮤니히 맥아, 빅토리 맥아 등이 판매된다. 특수 맥아는 농색 맥주 제조에 착색용이다 농후한 풍미를 주기 위해 사용되는 것인데, 크리스털 맥아, 초콜릿 맥아, 카라필스 맥아, 캐러멜 맥아, 라우쉬 맥아 등이 있다. 특별한 맛과 향을 내는 비엔나 맥아, 아로마틱 맥아 등도 판매되고 있다. 그 밖에도 보리 외에 다른 곡류를 이용해 발아시켜 맥아 대신 사용하는 데, 주로 호밀, 밀, 겉보리 등을 이용하여 맥아 형태로 제조, 판매하고 있다.
지금까지 설명한 맥아 형태는 모두 수입에 의존한다. 따라서 원하는 맥아를 구할 수 없을 경우 유사한 형태의 맥아를 대체하여 사용하거나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가장 기본적인 맥아 조달 방법은 맥주보리를 구입하여 직접 맥아를 제조하는 것이다. 보리를 이용한 맥아 제조법은 전문적인 지식과 시간이 필요하므로 맥주 양조에 익숙한 브루어에게 추천할 수 있다.
성분 | % | 성분 | % |
전분 | 63.0~65.0 | 조단백질 | 8.0~11.0 |
자당 | 1.0~2.0 | Albumin | 0.5 |
환원당 | 0.1~0.2 | Globulin | 3.0 |
기타 당류 | 1.0 | Hordein | 3.0~4.0 |
Gum 질 | 1.0~1.5 | Glutelin | 3.0~4.0 |
Hemicellulose | 8.0~10.0 | Amino산, Peptide | 0.5 |
Cellulose | 4.0~5.0 | 핵산류 | 0.2~0.3 |
유지 | 2.0~3.0 | 무기질 | 3.0 |
기타 | 5.0~6.0 |
맥아 외에 사용되는 부원료는 쌀, 보리, 밀, 옥수수, 수수 등의 곡류가 있고, 이를 가공한 전분과 전분당, 맥아당, 설탕, 캐러멜 등의 당분이 있다. 전분을 사용하면 맥아를 사용할 때보다 저렴한 가격에 많은 엑기스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맥주가 혼탁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 담백하고 깨끗한 품질의 맥주를 만들 수 있다. 정통맥주를 고집하는 독일의 경우 하면발효 맥주에는 부원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물엿은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다. | 설탕은 사탕수수를 원료로 만든다. | 녹말가루는 별도의 당화과정을 거쳐야 한다. 옥수수, 감자 등 대부분의 곡물에서 얻어진다. |
부원료의 형태에 따라 첨가하는 방법에서도 차이가 있다. 곡류와 전분 같은 부원료는 분쇄맥아와 함께 넣어서 당화과정을 거쳐야 발효성 당으로 변한다. 하지만 맥아당, 물엿, 옥수수엿과 설탕, 옥수수당 등은 발효가 가능한 당이므로 당화가 끝난 맥즙에 바로 첨가하여 발효시킬 수 있다. 홈브루 키트를 이용해 맥주를 제조할 때 맥주원액캔에 물엿이나 설탕 또는 옥수수당을 첨가하는 것이 바로 당분 부원료로 첨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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