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값의 맥주원액캔으로 두 배 이상 많은 양의 맥주를 만들 수 있다. 게다가 맛도 그만이라면 귀를 솔깃하게 하는 얘기가 아닐 수 없다. 품질이 뛰어난 문톤(Muntons)사의 맥주원액캔을 수입해 판매하는 굿비어 제품을 이용하면 가능하다. 한 캔의 가격은 다른 회사제품과 동일하지만 한 번에 20ℓ의 맥주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가장 싸게, 맛있는 맥주를 만들 수 있다. LG의 홈브루 역시 영국 문톤사와 제휴를 맺어, 맥주원액을 공급하고 있다.
준비물
굿비어 발효통(25ℓ 이상) 1개
공기차단기 1개
맥주원액캔 1개
설탕 1kg(또는 물엿 1.8kg)
굿비어의 홈비어 세트에는 모든 준비물이 포함되어 있으나 맥주원액캔을 제외하고는 개별적으로 구입하거나 집에 있는 도구로 대체할 수 있다.
굿비어에서 판매하는 양조 도구는 국내에서 제조한 것이라서 타사 제품보다 값이 싸고, 맥주와 탁주, 약주, 와인과 같은 다른 술을 만들 때도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또한 뚜껑에 공기차단기를 설치하기 때문에 뚜껑을 열지 않고도 발효 진행 과정을 체크할 수 있다.
맥주를 만들기 위한 도구들을 모두 준비했다면 깨끗하게 씻고 소독부터 하자. 20ℓ 물에 소독용 락스를 뚜껑으로 3개(약 30cc) 정도 넣어 희석시킨 다음 발효통에 채워넣고 다른 도구들을 20분 정도 담가둔다. 그런 다음 깨끗한 물로 헹구어내면 된다. 또는 소독용 알코올과 물을 1:1 비율로 섞어 분무기에 넣은 다음 도구에 뿌려주고 10분 정도 그대로 둔다.
맥주원액캔을 이용해 맥즙을 만드는 과정은 비슷비슷하다. 맥주원액캔의 플라스틱 뚜껑을 열고 효모를 꺼낸다. 맥주원액이 잘 쏟아질 수 있도록 뜨거운 물에 5분 정도 담가둔다. 여기까지는 미스터비어와 비슷하다. 하지만 맥주원액에 설탕을 넣는 과정이 약간 다르다. 3.5ℓ의 물을 끓여서 발효통에 넣고, 맥주원액을 넣는다. 그런 다음 설탕 1kg을 넣고 소독한 막대로 설탕이 잘 녹을 수 있도록 5분 정도 저어준다. 설탕 대신 물엿 1.8kg을 넣어도 좋다.
2단계에서 끓인 물을 발효통에 넣고 맥주원액과 설탕을 넣어 맥즙을 만들었다. 끓인 물을 넣었기 때문에 아직 맥즙이 뜨겁다. 따라서 찬물(정수기 물이나 생수, 수돗물)을 총 용량이 20ℓ가 될 때까지 붓는다. 찬물을 더 넣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뜨거운 맥즙이 식을 것이다. 맥즙 온도가 18~25℃ 정도 되면 효모를 넣는다.
효모는 바로 넣어도 되지만 끓여서 식힌 물 500mℓ에 효모를 풀어서 1~3시간 두었다가 발효통에 넣으면 더욱 좋다. 소독한 막대로 맥즙을 힘차게 저어주거나 무균처리한 에어펌프로 산소를 충분히 공급해준 다음 효모를 첨가한다.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었다면 뚜껑을 꽉 닫고 공기차단기를 설치한다. 그런 다음 실내온도(18~25℃)에서 4~7일 정도 발효시킨다. 공기차단기에서 탄산가스가 나오지 않거나 비중계로 측정하여 비중이 1.010 이하로 내려가면 전발효가 끝난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JSmO8duq6VU
공기차단기에서 탄산가스가 나오지 않으면 전발효 끝!
전발효가 끝났으면 병에 옮겨담고 후발효를 시작해야 한다. 먼저 맥주병, 페트병, 압력배럴(Growler)에 설탕을 병(700mℓ)당 티스푼(5g)으로 한 스푼씩 넣는다. 그런 다음 전발효가 끝난 영비어를 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침전물이 딸려나오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병에 담는다. 소독한 뚜껑으로 닫고 2~3일간 20~25℃에서 보관하면 된다. 이때 설탕과 발효되지 않고 남아있는 당이 후발효하면서 탄산가스를 만들어낸다.
Tip. 후발효와 설탕의 밀월관계
전발효가 끝난 영비어는 탄산가스가 함유되어 있지 않고, 맛이 거칠며 쓴맛이 강하다. 풍부한 맛도 부족해 바로 마시면 맥주의 참맛을 느끼기 힘들기 때문에 후발효를 시킨다. 후발효의 목적은 남은 잔당을 다시 발효시키고, 맥주에 탄산가스를 포화시키는 것이다. 후발효를 통해 맥주가 맑아지고, 맛도 숙성되어 풍부해진다. 또한 에스테르나 퓨젤오일 같은 향기성분을 만들고, 맥주에서 나쁜 향기를 내는 디아세틸, 황화수소를 감소시켜 맥주 특유의 향을 더해준다.
맥주에 적당한 탄산압력은 약 0.5~0.7kg/cm2 정도인데, 이것은 맥주 속에 탄산가스가 0.4w/w%만큼 차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점에서 생맥주를 서빙할 때 사용하는 탄산가스(CO2)를 이용해 탄산가스를 주입할 수도 있지만 장비가 비싸 홈브루에서 사용하기가 쉽지않다.
홈브루에서는 보통 후발효를 시키기 전 설탕을 병에 넣어 탄산가스를 발생시킨다. 양조장에서는 전발효시 잔당을 남겨 후발효시켜 탄산가스를 생성시키지만, 집에서는 응용하기 쉽지 않으므로, 전발효를 충분히 시킨 뒤 설탕을 첨가해 탄산화시키는 것이 좋다. 1ℓ에 첨가하는 설탕 6~10g이 완전히 탄산으로 포화되면 0.4w/w% 이상의 충분한 탄산량을 형성한다.
단, 설탕을 너무 많이 첨가하면 탄산이 너무 많이 생겨 온도가 급격히 변할 때 탄산압에 의해 병이 깨지거나 잔당이 남아 사이더(탄산가스가 함유된 애플와인)나 싸구려 외인과 같은 맛을 내기도 하니 주의해야 한다. 만약을 대비해 후발효 기간에는 종이박스에 맥주병을 넣고 발효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반대로 설탕을 너무 적게 넣으면 탄산이 적게 생겨, 마실 때 김빠진 맥주가 만들어질 수 있다.
후발효가 끝나면 시원한 곳(15℃ 내외)에 1주일 이상 더 둔다. 이렇게 하면 맥주맛이 더 깊어진다. 이제 남은 일은 시원하게 잘 숙성된 맥주를 마시는 일 뿐. 마실 때 병에 침전물이 가라앉아 있을 수 있으니 딸려나오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따라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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