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가 완성되려면 꼭 발효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효모(Yeast)이다.
맥주 제조에 사용되는 효모는 배양된 효모를 말하며, 자연에 존재하는 야생효모(Wild Yeast)와는 차이가 있다. 야생효모균들에는 발효력이 뛰어난 효모도 있지만 맥주를 혼탁하게 만들고 향도 나쁘므로 잘 사용하지 않는다. 특이하게도 벨기에에서 생산하는 태고의 야생맥주인 램빅은 아직도 야생효모를 사용하여 전 세계 맥주 애호가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맥주 제조용 효모는 발효가 진행됨에 따라 효모가 표면에 떠오르는 상면발효 효모와 발효가 완결되어 갈수록 밑바닥에 가라앉게 되는 하면발효 효모로 구분된다.
상면발효 효모는 15~25℃의 온도에서 발효되며, 효모를 넣고 4~7일이 지나면 전발효가 완료된다. 그 후 남아있는 잔당의 완만한 발효가 이루어지며, 대체로 2주일 후면 발효가 완료된다.
하면발효 효모는 5~12℃(농색맥주는 7~12℃, 담색맥주는 5~8℃)에서 발효하며, 전발효는 9~12일 정도가 소요되고, 0~2℃에서 3주일~3개월 간의 장기간의 숙성기간을 거쳐 맥주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이런 구분은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발효조의 형태, 깊이, 발효온도에 따라 상면효모가 하면효모의 성질을 나타낼 수도 있다. 또한 맥주 효모는 강력한 발효능력과 담백하고 잡미가 없으면서 맥주의 향을 좋게 하는 능력을 가진 것이라야 좋다. 이런 종류의 효모는 품질이 뛰어난 맥주를 제조할 수 있으므로 효모의 성질 또한 양조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효모는 크게 건조 효모(Dry Yeast), 액상 효모(Liquid Yeast)가 있다. 건조 효모는 사용하기가 편하고 값이 싸며, 국내 홈브루 사이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저장도 안전하게 할 수 있어 배송 과정에서 품질이 저하될 염려가 적다. 몇 달 혹은 몇 년간 실온에서 보관해도 안전하고, 냉장고에 보관하면 훨씬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다.
그러나 건조 효모는 제조 공정상 순수한 효모만을 제품화하기 어렵다. 따라서 제품화되어 있는 건조 효모는 한 종의 효모만 있을 수도 있고, 여러 종의 효모가 혼합되어 있을 수도 있다. 건조 효모를 사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건조 효모를 바로 맥즙에 넣어 사용해도 되고, 한 컵 정도의 미지근한 물에 넣고 저어준 다음 세균이 침투하지 않도록 뚜껑을 닫아 1~3시간 두었다가 사용하면 더욱 좋다. 좀 더 안전하게 발효시키기 위해서는 밑술을 만들어 미리 효모를 배양시켜 넣었다가 사용하면 좋다.
액상 효모는 건조 효모보다 유용한 점이 많다. 우선 순수 배양된 효모만 패키지에 담겨있어 태생이 좋은 다양한 효모를 제품화할 수 있으며, 향이 좋고 맛있는 맥주를 만들 수 있다.
단점은 국내에서 구하기가 힘들어 외국 홈브루 사이트에서 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살아있는 미생물이고 액상이라서 운송 도중 온도변화에 따라 활성이 떨어지거나 일부가 사멸할 수도 있다. 효모는 32℃ 이상에서 오랜 시간 두면 효모가 빨리 늙어 기능이 약해지기 때문에 운송 도중 문제가 생긴 액상 효모는 건조 효모보다 오히려 발효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가격 또한 건조효모보다 5배 이상 비싸고, 배 편으로 우송하기 곤란하여 항공 편을 이용해야 하는 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 액상 효모는 냉장고에서 6개월 가량 보관할 수 있으나, 보관기간이 늘어날수록 효모의 활성이 줄어들기 때문에 장기간 보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액상 효모는 제조회사에 따라 호일팩(Poil Pack)으로 된 제품과 플라스틱 병에 담겨 있는 제품이 있다. 호일팩형은 맥주를 만들기 며칠 전에 활성화시켜 사용한다. 팩 안은 두 겹으로 되어 있는 데 안의 내부 포장에 효모가 있고, 외부 포장은 효모가 증식할 수 있는 영양물이 채워져 있다. 내부팩을 찢거나 늘러터뜨려 효모와 영양물을 섞어주고, 5~25℃에서 2~3일이 지나면 발효되어 작은 베개처럼 빵빵하게 부풀어오른다. 이 때 맥주 발효용 맥즙에 넣어 발효시킨다. 단, 부풀어오른 포장을 찢다가 쏟아버릴 수 있으므로 냉장고에 잠시 넣었다가 팩의 내압이 약해질 때 찢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팩의 효모증식액을 바로 맥즙에 사용하기도 하나, 밑술을 만들어 효모를 좀 더 증식한 다음에 사용하면 더욱 좋다.
작은 플라스틱 병에 담겨있는 피처블(Picthable)형 액상 효모는 전통적인 액체 효모의 우수성과 건조 효모의 편리성을 동시에 갖춘 것이다. 밑술을 만들지 않고도 20ℓ(약 5갤런) 정도의 맥즙을 충분히 발효시킬 수 있다. 가격은 호일팩형보다 20~50% 비싸다. 사용하기 몇 시간 전에 냉장고에서 꺼내 실내에서 따뜻하게 두고 잘 흔들어서 사용하면 된다.
일반적인 브루잉에서는 주로 건조 효모를 사용하고, 대부분 밑술을 만들어 사용할 것이다. 구하기 쉬운 건조 효모도 밑술을 잘 만들어 사용하면 품질 좋은 맥주를 만들 수 있다. 섬세한 맛과 향의 맥주 제조를 추구하는 브루어라면 앞에 소개된 내용을 참조해 액상 효모를 사용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다.
Tip. 한 번 쓴 효모를 다시 쓰려면
한 번 쓴 효모를 그냥 버리기는 아깝다. 발효할 때 쉽게 가라앉지 않는 상면효모는 재사용이 힘들지만 쉽게 가라앉는 하면효모는 약간의 노력으로 다시 쓸 수 있다.
전발효가 끝난 후 4~6℃로 냉각하면 낮은 온도에서 꽤 많은 양의 효모가 발효통 바닥에 가라앉는다. 이 때 발효통에 담긴 영비어를 병에 옮겨담고 남은 찌꺼기를 회수해 바로 사용할 수도 있고, 밀봉하여 0~2℃에서 냉장보관하면 7일 정도는 활성화된 상태로 보관할 수 있다. 상면효모도 전발효가 끝나갈 무렵 발효통 상층부에 떠있는 효모를 채취하면 활성이 더 뛰어난 효모를 얻을 수 있다.
오랫동안 보관하거나 보관했던 온도가 높았을 경우에는 효모의 활동력이 떨어져 발효가 지연될 수 있다. 그러면 죽은 효모가 많아지고 때로는 변형이 일어나기도 한다. 채취한 효모를 0~2℃의 증류수로 씻거나 산용액으로 씻어서 사용하기도 하지만 자가양조에서 실시하기엔 다소 어려우므로 바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효모의 재사용은 상업적인 양조장에서는 보통 8회까지 실시하나 자가양조에서는 5회 이내가 적당하다.
(홈브루잉) 맥주 효모(이스트) 재사용하는 방법 / harvest & wash yeast for homebrewing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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