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발효시킬 때는 맥즙에 산소가 충분히 있어야 효모가 활발하게 증식해 효율적으로 발효가 진행된다. 그런데 집에서 맥주를 만들다 보면 1주일이 지나도 발효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전발효 기간이 1주일보다 길어지면 비정상적으로 발효되거나 박테리아나 야생효모에 오염돼 맥주가 상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산소 부족으로 효모의 증식이 늦어져 발효가 잘 안되면 많은 부산물이 생겨 맥주향을 손상시키거나 숙취를 일으키는 성분이 증가하기도 한다.
발효 진행이 느린 또 다른 이유는 고체 효모를 직접 넣었을 때 사용한 효모가 노쇠하거나 사멸하여 발효력이 떨어졌을 경우이다. 이 때는 우량효모를 다시 넣어 발효를 진행시키면 된다.
산소가 부족해 문제가 되었을 때는 다음과 같은 3가지 방법으로 해결하면 된다. 이 중 ①~②의 방법은 뚜껑을 연 상태에서 외부 공기에 노출되기 때문에 공기 중의 미생물이 액 속으로 들어가 맥즙을 오염시킬 수 있다. ③의 산소공급기를 이용한 방법이 앞의 방법보다 훨씬 안전하다.
① 맥즙을 소독한 막대기로 있는 힘을 다해 젓는다.
이럴 때는 맥즙을 막대기로 격렬하게 저어주는 것이 좋다. 발효통을 통째로 흔들면 맥즙에 기포를 배출시키므로 바람직하지 않다. 큰 발효통을 사용하면 빈 공간에 산소가 많이 채워지므로 더 효과적이다.
② 밑술을 만들어 사용한다.
밑술(Starter)을 만들어 사용하면 산소를 보충할 수 있다.
맥주는 발효통을 밀폐시켜 외부 공기가 내부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면서 생성된 탄산가스를 효율적으로 배출시키는 '밀폐식 발효법'으로 만들어진다. 이처럼 밀폐식 발효법을 이용하는 술을 만들 때 밑술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발효의 주역인 효모는 산소가 있는 곳에서는 생장과 증식을 하고, 산소가 없는 곳에서는 증식이 약해지고 대신 알코올 발효를 많이 하게 된다.
맥즙 발효통에 효모를 첨가하면 발효 초기에는 맥즙에 산소가 녹아 있으면 효모의 개체수를 늘려가지만 산소가 고갈되면 증식이 줄어들면서 본격적으로 알코올을 생성한다. 따라서 맥즙 내에 산소가 부족하거나 효모 첨가량이 적으면 효모 증식이 원활하게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발효가 지연되거나 유해미생물에 오염되어 이상발효를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리 효모를 활성화시켜 왕성하게 증식시킨 다음 맥즙에 첨가하면 효과적이다. 이렇게 미리 효모를 발효시키는 것이 바로 밑술(Starter)이다.
밑술을 만들려면 맥즙 20ℓ를 기준으로 했을 때 건조 효모, 배양액 0.6ℓ~1ℓ(맥즙 또는 식혜), 둥근 플라스크 또는 음료수병 1개, 공기차단기가 필요하다. 밑술 양은 맥즙 양의 3~5%가 적당하다. 라거 효모로 밑술을 만들 때도 방법은 동일하고, 단지 발효온도를 5~12도로 유지한다.
1. 맥즙 이용하기
효모 배양액은 맥즙을 만들어 발효시킬 때 적당량을 덜어내어 플라스크에 넣어 냉동보관했다가 다음번 맥주를 만들 때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냉동된 맥즙을 해동시킨 후 플라스크를 끓여서 맥즙과 용기를 살균한다. 그런 다음 플라스크를 알루미늄 호일로 가볍게 덮고, 맥즙이 18~24도가 되도록 식힌 다음 효모를 넣는다. 밑술을 만들 때는 본발효 때보다 세균에 오염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효모를 첨가한 후 흔들어 골고루 섞은 다음 소독한 공기차단기를 설치한다. 온도를 18~24도로 유지하고, 1~2일간 발효시키면 밑술 완성!
2. 식혜 이용하기
맥즙이 없다면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혜도 훌륭한 대안이 된다. 적당량(0.6~1ℓ)의 식혜를 체로 걸러 밥알을 제거하고, 한 번 끓여 살균한다. 그 외의 과정은 맥즙 때와 동일하다. 식혜를 사용하는 이유는 식혜가 엿기름을 당화시켜 만든 음료이므로 맥즙과 비슷한 성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설탕이나 물엿을 이용하기도 하는 데 이것은 효모가 발효하는 데 필요한 당분만 있을 뿐이지 증식에 필요한 질소원, 무기질, 비타민 등의 영양물이 부족하기 때문에 효과가 훨씬 떨어진다.
호일팩형 액상 효모는 바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밑술을 만들기 며칠 전에 효모 내부 팩을 터뜨려 영양물과 섞이게 만든 후 18~24도에서 1~2일간 발효시켜 부풀어오른 팩을 밑술용 효모로 사용한다. 맥즙(0.6~1ℓ)에 활성화시킨 팩의 효모를 넣고 1~2일간 배양하면 된다.
③ 공기여과기를 부착한 산소공급기를 사용한다.
전문 양조장에서는 순수한 산소를 인공적으로 불어넣는 장치가 되어 있다. 자가 양조에서는 이런 장치는 갖출 수 없으나 공기여과기를 사용하면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공기여과기를 이용해 깨끗하게 정화된 공기를 불어넣는다. 공기여과기는 비교적 쉽게 만들 수 있다. 튜브를 15㎝ 크기로 잘라 튜브 속에 이불솜을 꽉꽉 채운다. 튜브는 플라스틱, 실리콘이나 테플로 튜브 등 열에 강한 것이라면 어떠한 것이라도 좋다. 그런 다음 오븐에 넣고 온도를 80~90℃로 유지하여 20~30분 정도 두어 살균한다. 그림과 같이 풍선용 펌프, 플라스틱 튜브에 연결하면 공기여과기를 부착한 산소공급기가 완성된다.
효모를 넣기 전에 산소공급기를 발효통의 공기차단기 구멍으로 밀어 넣고 20~30번 정도 펌프질을 해주면 무균산소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
맥즙에 산소를 공급하는 가장 좋은 장치는 어항용 에어펌프와 마이크로 필터(0.45㎛ 눈금)을 이용하여 만든 것이다. 제작방법은 간단하다. 에어펌프에 연결된 튜브의 중간을 잘라 필터를 끼우면 간단히 완성된다.
Homebrew Tips: How To Aerate Wort with an Aquarium Pump - YouTube
산소는 맥주를 만들 때 아군이자 적군이다. 발효시킬 때는 효모의 증식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후발효나 숙성시 맥주에 들어가면 나쁜 영향을 미치므로 공기 유입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공기 중에서 맥주에 녹는 산소의 최대량은 실온, 대기압 하에서는 대체로 6㎖/ℓ(혹은 8mg/ℓ)이며, 용해하는 산소량은 온도가 낮아질수록 더욱더 많이 녹는데 맥주의 온도가 5도시 내려갈 때마다 약 10%씩 증가한다.
맥주가 산소와 접촉하면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맥주 성분 중의 일부분이 산화되어 맥주에 나쁜 향과 맛을 주어 맥주의 품질을 저하시키므로 전발효가 끝난 후부터는 산소와 접촉하는 것을 철저하게 배제시켜야 한다.
전발효 후 과도한 산소가 흡입되면 숙취의 원인이 되는 아세트 알데히드나 디아세틸이 많이 생성되어 풀냄새, 거친 향, 버터향이 나기도 하고 맥주의 색도 검게 만든다. 깎아놓은 사과나 고구마, 바나나의 색깔이 변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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