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엘니뇨 현상이 빨리 시작될 것이라는 기상청의 5월 1일자 경고 때문에 많은 뉴스가 올라오고 있다.
다들 El Niño, 엘니뇨에 대해서 어떤 것이고 기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알고 계시겠지만, 그 사회적 영향에 대한 내용까지는 다루는 언론이 거의 없는 것 같아, 위키피디아에 나오는 내용을 위주로 설명을 드리고자 한다.
우선, 엘니뇨는 스페인어로 아기예수를 뜻한다. 통상 크리스마스 시즌 때 남반구의 바다가 평년보다 따뜻해서 물고기가 잘 잡히지 않는 것에서 유래되었다.
남반구, 특히 페루 인근의 태평양 남동지방이 문제가 되는 데, 이 지역은 세계 최대의 안초비 어장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12월의 남반구는 여름이다. 여름에 남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발생한 한류는 중남미 대륙의 서안을 타고 적도 부근까지 이동하는 데, 이 한류를 훔볼트 해류라고 부른다.
훔볼트 해류는 빙하의 녹은 물이기 때문에 매우 차가운데, 특히 남위 30도 정도에서 적도난류와 만나면서 그 온도차로 인해 매우 강한 물살을 만들어낸다. 이 물살은 바다 밑의 해저에 쌓인 영양분을 바다 위로 밀어올릴 정도로 강력해서, 이 영양분을 주식으로 하는 플랑크톤과 플랑크톤을 주식으로 하는 안초비, 안초비를 주식으로 하는 큰물고기와 물개와 가마우지 등이 남동 태평양으로 몰려들게 하고, 이 지역의 수산업이 발달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엘니뇨 현상이 발생할 때면 적도 이남의 무역풍이 약해지면서 적도난류가 지속적으로 머무르게 되고, 그러면 훔볼트 해류가 수면 위까지 솟아오를 수 없게 되어, 어획량이 크게 줄어드는 것이다.
지구과학적으로는 태평양 동쪽의 물은 따뜻해지고, 그 대신 태평양 서쪽의 물은 차가워지는 것으로, 이 때 우리나라는 이례적인 한파를 겪게 될 수도 있고, 또 건조해지면서 산불의 위험도 늘어날 수 있다. 지역에 따라 홍수와 가뭄을 불러오게 된다.
그럼 사회적으로는 어떤 영향을 줄까?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은 태평양 적도 지역의 국가들이다. 먼저 수온의 상승으로 인해 플랑크톤이 줄면 안초비가 잡히지 않게 된다. 안초비는 다른 큰물고기의 먹이이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도 풍부한 단백질로 인해 가축의 사료에도 많이 쓰이는 데, 안초비의 어획량이 줄면 그에 따라 가축 사료의 가격도 올라가고, 육고기의 가격도 덩달아 오르게 된다.
온도 상승에 따른 가뭄과 폭우는 해양생물 뿐만 아니라 곡물의 생산량에도 영향을 준다. 가뭄이 심한 지역에서는 강우량을 기반으로 하는 작물의 작황이 크게 영향을 받아, 곡물가격의 상승과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게 되고, 식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에서는 사회적인 불안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캠브리지 대학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호주, 중국, 인도네시아, 인도, 일본, 뉴질랜드, 남아공의 경우는 엘니뇨 현상의 따른 경제활동의 급락을 겪을 수 있고, 아르헨티나, 캐나다, 멕시코, 미국 등은 직접 또는 교역대상국의 긍정적 낙수효과에 따라 간접적으로도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글로벌 에너지와 비연료 상품의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IMF에 따르면, 엘니뇨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미국의 경우 따뜻한 날씨로 난방비 부담이 줄면서 GDP가 0.5%P 상승하는 반면, 인도네시아의 경우는 1%P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되었다.
엘니뇨 사이클에 따른 기후의 변화는 전염성 질병의 발생추이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예를 들어, 엘니뇨로 기온이 높아지면 모기의 활동이 증가해, 모기로 전염되는 말라리아, 뎅기, 황열병 등의 전염성 질병의 위험이 증가하게 된다. 말라리아의 경우, 인도, 베네수엘라, 브라질, 콜롬비아 등의 국가에서 엘니뇨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주의 경우는 라니냐 현상과 연관된 폭우와 홍수 이후 남동부 호주의 온대지역에서 머레이 밸리 뇌염(MVE)의 발병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케냐 북동부와 소말리아 남부에서는 1997-98년 엘니뇨 때 리프트 계곡 열병이 증가한 사례가 있다.
엘니뇨-라니냐 남방진동(ENSO)은 일본과 미국 서부해안 지역의 가와사키병 발병이 북태평양에 걸친 대류권 제트기류와 연계되어 있다고 본다.
미국 콜롬비아 대학교의 지구연구소 과학자들은 엘니뇨 현상이 사회적 분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연구소 연구결과에 따르면, 1950~2004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분쟁 중 21%가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고, 특히 라니냐 시기보다 엘니뇨 시기에 엘니뇨에 영향을 받은 국가에서의 분쟁발생위험이 3%에서 6%로 증가하였다고 한다.
지구 생태계의 경우, 1972~73년 엘니뇨 발생 때 칠레 북부와 페루 해안사막지대에서 설치류가 크게 증가했음이 관찰된 적이 있다. 일부 야행성 유인원과 말레이곰은 산림의 화재로 인해 서식지를 옮기거나 급격한 개체수의 감소를 보이기도 했다. 파나마와 코스타리카에서는 나비가 급증한 사례도 있다.
1982-83, 1997-98, 2015-16년 엘니뇨 때에는 밀림지역에 가뭄이 지속되면서 큰 화재로 이어지기도 했고, 아마존과 보르네오의 밀림은 산림 구조와 수종의 구성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이러한 식물계의 변화는 극도의 가뭄과 화재 이후 곤충의 개체수에도 영향을 주었다. 아마존의 산림소실 지역에서는 거주지특수형 동물과 소음민감형 조류, 과일섬취 포유류 등의 개체수 감소가 있었고, 보르네오에서는 100여 종 이상의 저지대 지역의 나비종이 소실된 산림지역에서 주거지를 옮긴 것으로 조사되었다.
더욱이 치명적인 것은, 1997-98, 2015-16년 중 수온의 상승으로 전세계 산호초의 75-91%가 백화된 현상도 기록된 바 있다. 페루와 칠레 연안의 안초비 생태계의 급감 역시 엘니뇨 현상 이후 심각한 수산업 위기로 이어지기도 했다. 특히 1982-83년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파나마에서 두 해양산호초 종의 멸종, 칠레 해안선 600km에 걸친 다시마의 대량 괴사 등은 이후 20년이 지난 지금도 다시마와 이에 연관된 생물다양성이 아직 회복되지 못했을 정도이다. 이런 사례들은 엘니뇨 현상이 강력한 기후 영향력을 통해 전세계, 특히 전세계, 특히 열대우림과 산호초 지역의 생태계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뭄에도 더 잘 견디는 것으로 알려진 계절성 건조지역의 열대우림 역시 엘니뇨로 인해 발생한 가뭄으로 발아생존률이 크게 낮아졌다고 한다. 2022년 10월 발간된 보고서에 따르면, 대툭 치앙마이 국립공원의 계절적 건조 열대우림을 7년간 연구한 결과, 엘니뇨로 인해 계절적 건조 열대우림의 발아생존률이 낮아져서 장기적으로 전체 산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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