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뉴얼-기본] 세일링 심화과정 - 동체역학

돛의 힘

적절하게 조정된 돛을 비껴 들어온 공기의 흐름은 돛의 앞쪽면에서 갈라진다. 풍하의 볼록한 면을 따라 움직이는 공기는 풍상의 오목한 면를 따라 움직이는 공기보다 더 멀리 가야해서 그만큼 속도가 빨라진다. 공기흐름이 빨라지면 압력이 낮아지고, 따라서 볼록한 면의 압력이 오목한 면의 압력보다 낮아진다(베르누이의 법칙). 압력의 차이는 돛을 풍하 쪽으로 빨아들이고, 돛의 모든 표면에 걸쳐 힘을 생성한다. 이 개별적 압력의 합이 보트를 앞으로 추진하게 된다.

공기가 돛을 따라 흐를 때 생기는 효과를 이해하는 데 간단한 실험이 있다. 스푼을 가볍게 잡고 수도꼭지에서 흐르는 물줄기에 뒷부분을 갖다 대보자. 물줄기에 의해서 밀려나기는 커녕 스푼은 볼록한 면을 따라 흐르는 물줄기 쪽으로 빨려 들어갈 것이다.

돛의 모양

돛의 곡선형은 그 주변을 따라 휘어지는 바람의 양과 이에 따라 생기는 힘의 양을 결정한다. 돛의 모양은 아웃홀, 할랴드나 커닝행 등의 쉬트를 이용해서 일정 한계(킬의 무게가 배의 전복을 막아주는 한계) 내에서 조절이 가능하다. 매우 약한 바람에서는 바람이 전체 돛을 휘게 할 정도로 에너지가 충분하지 않으므로, 이 때는 돛을 평평하게 조절하고, 약한 바람에서 중간 바람까지는 최대한 구부러지게 하고, 강한 바람일 때는 보트에 너무 많은 힘이 가해지므로 다시 평평하게 조절한다.

 

두 개의 돛으로 추진하기

메인세일 앞 쪽에 집세일을 추가하면, 돛이 하나일 때와 마찬가지로 집세일도 자체적으로 추진력을 발생시키기는 하지만, 더불어 메인세일의 효율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집세일이 메인세일의 볼록한 면으로 들어가는 공기의 흐름을 안내하기 때문이다. 집세일의 뒷면(리치)와 메인세일의 앞면(러프) 사이로 공기가 지나갈 때 그 사이에서 압축되어 더 빨라진다. 이는 메인세일의 풍하 쪽의 압력을 더욱 떨어뜨려 추진력을 크게 늘려준다. 대부분의 세일링 보트는 이 때문에 메인세일과 집세일 두 개를 달게 된다.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해서는 풍하 면에서 집세일의 리치 곡선과 메인세일의 러프 곡선이 서로 평행을 이루도록  집세일과 메인세일을 조절해야 한다. 이렇게 둘 사이에 부드러운 틈을 만들어주면 공기가 더 부드럽게 지나가면서 틈 사이에서 더욱 속도가 빨라진다. 집세일이 너무 많이 밀려있거나, 메인세일이 너무 많이 열려있다면 틈이 좁아져서 추진력을 잃게 된다. 반대로 집세일이 충분하게 당겨져 있지 않거나, 메인세일이 너무 많이 당겨져있다면 틈이 너무 넓어져서 또 추진력을 잃게 된다.

2004년 네델란드에서 건조한 90미터 길이의 Athena호. 가장 빠른 세일요트로 알려져있다.

추진력

돛의 표면에 작용하는 모든 개별적인 힘들은 돛의 한 포인트에 작용하는 하나의 힘으로 생각할 수 있는 데, 이것을 돛의 작용중심(Center of Effort)이라고 한다. 돛의 힘이 보트를 앞쪽은 물론 옆쪽으로 미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 돛에서 발생하는 전체의 힘을 두 개의 요소, 즉 앞으로 미는 추진력과 옆으로 미는 횡방향 압력으로 나눠볼 수 있다.

추진력과 횡압력의 상대적인 크기는 보트 중심선에 대한 돛의 각도에 달려있고, 이것은 보트와 바람의 각도에 따라 달라진다. 클로즈홀드 경로(바람의 45도 각도)로 항해할 경우, 돛은 중심선에 가깝게 단단하게 당겨지고, 따라서 횡압력이 추진력보다 커진다. 배를 클로즈 리치나 빔리치(바람의 90도 각도)로 돌리면 틀면 돛은 절반 정도 펼쳐지고 추진력은 늘어나는 대신 횡압력이 낮아진다. 풍하 쪽으로 더 틀어서 순풍을 타는 런 경로가 되면 돛은 최대한 펼쳐지게 되는데, 이때는 추진력이 거의 직접적으로 배를 앞쪽으로 밀어주고, 횡압력은 제로에 가까워진다.

한편, 풍하로 달리는 런의 경우는 뒤의 돛, 즉 메인세일이 집세일이 바람을 받는 것을 방해하므로, 메인세일보다 크기가 큰 제노아나 제네커, 스피내커와 같은 별도의 풍하용 세일을 달아서 바람을 받는 면적을 넓히게 된다. 뒷바람의 경우는 삼각돛보다 사각돛이 더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88m 길이의 Maltese Falcon호. 카본 소재의 마스트가 회전하면서 바람을 받는 구조이다.

 

하나의 돛일 경우 공기의 흐름

바람이 돛을 따라 흐를 때, 볼록한 풍하 쪽에서 바람이 더 빨리 움직이면서 압력이 낮아지고, 반대로 풍상 쪽에서는 느려지면서 고압지대를 만든다. 이는 돛을 풍하 쪽으로 효율적으로 빨아들이면서 돛 표면 각각의 지점에 대해 오른쪽 각도로 작용하는 힘을 만든다. 이 힘들의 합은 작용중심(CoE)라고 알려진 곳으로 작용한다.

 

두 개의 돛일 경우 공기의 흐름

돛을 두 개를 달게 되면, 둘 사이의 작용이 성능에 매우 중요하다. 집세일은 메인세일보다는 훨씬 작지만 앞쪽에 공기의 흐름을 방해하는 마스트가 없어서 메인세일보다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집세일의 리치와 메인세일의 러프가 평행이 되도록 틈이 생기게 집을 조절한다. 이 틈을 통해 흐르는 공기는 압축이 되면서 더 빨라진다. 이는 메인세일의 풍하 측면에 대한 압력을 줄이면서 추진력이 더 증가할 수 있게 해준다.

 

추진력과 횡방향 압력

추진력과 횡방향 압력의 상대적인 크기는 세일링 포인트에 따라 다양한 배의 센터라인에 대한 돛의 각도에 달려있다. 보트가 클로스홀드인 방향에서는 세일을 당긴 상태여서, 빔리치 방향에서보다 추진력은 작아지고, 횡압력이 더 커진다.

 

틈(Slot)

집세일과 메인세일 사이의 틈은 효율적인 항해에 매우 중요하다. 두 돛은 집세일 리치와 메인세일 러프 사이의 틈에 공기 흐름이 부드럽게 가속될 수 있게 평행을 유지하도록 조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