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확대와 실업률 하락에 따른 내수경기 회복
트럼프 당선으로 달러화 환율은 불안정성 높아져
기준 금리는 내년 중반까자 상승 기조 지속할 듯
국제통화기금(IMF)은 브라질 경제가 고용시장 활성화와 함께 남부 지역의 홍수 피해가 예상보다 적게 나타나면서 기대 이상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10월 22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와 내년 브라질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각각 3%와 2.2%로 전망했다. 7월 보고서와 비교하면 올해는 0.9%포인트 올랐고, 내년은 0.2%포인트 낮아졌다.
내년은 통화정책이 제약적이고 고용시장이 다소 냉각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성장률이 소폭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IMF는 국내 소비와 투자 증가가 브라질 경제의 견고한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미 지역의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면 올해 브라질의 성장률 전망치는 칠레(2.5%), 콜롬비아(1.6%), 에콰도르(0.3%), 볼리비아(1.6%)를 웃도는 수준이다.
<주요 경제국 및 남미 국가 GDP 성장률 비교>
단위: %
[자료: IMF]
IMF는 올해와 내년 브라질의 물가 상승률을 4.3%와 3.6%로 전망했다. 브라질의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에콰도르(1.9%), 페루(2.5%), 파라과이(3.8%), 칠레(3.9%)보다 높고 베네수엘라(59.6%)와 아르헨티나(229.8%)보다는 훨씬 낮다.
<주요 경제국 및 남미 국가 물가상승률 비교>
단위: %
[자료: IMF]
올해 물가 상승률이 중앙은행의 억제 목표를 넘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처음으로 나왔다. 중앙은행이 100여개 금융기관의 자료를 종합해 작성하는 주례 경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시장은 올해 물가 상승률이 4.5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앙은행은 물가 상승률 기준치를 3.0%로 설정하고 ±1.5%포인트의 허용범위를 두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1.5~4.5% 안에 들면 억제 목표가 달성된다고 본다는 의미이다. 중앙은행의 주례 경제 동향 보고서에서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4.5%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이 전망이 맞으면 5.79%를 기록한 2022년 이후 처음으로 물가 상승률이 억제 범위를 넘어서게 된다.
<2024년 물가상승률(IPCA) 변동 추이>
[자료: IBGE]
올해 물가 상승률이 억제 목표를 상회할 것이라는 금융시장의 전망은 가뭄 등 기후 문제로 전기요금과 식료품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 9월 물가 상승률이 발표된 데 따른 것이다. 금융시장은 2025년과 2026년 물가 상승률을 4.00%와 3.60%로 전망했다.
물가 상승 압력이 가중되면서 기준금리(Selic)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현재 기준금리는 11.25%이며, 전문가들은 올해 말에는 11.75%, 2025년 6월에는 12.5%까지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 인하세로 돌아서면서 2025년 말에는 11.50%로, 2026년에는 10%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됐다. 브라질의 기준금리는 튀르키예 50%, 아르헨티나 40%, 러시아 19%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기준금리 변동 추이>
[자료: Focus Banco Central]
전 세계적인 달러화 강세 속에 브라질 헤알화 가치 역시 급락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의 리스크에 대한 인식이 반영되면서 10월 말에는 달러당 5,70헤알을 돌파했다. 올해 들어 헤알화 가치는 18%가량 하락했다. 헤알화 환율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고 수준이다. 11월 1일 환율은 달러당 5.8698헤알에 마감돼 역대 최고치인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5월 13일의 달러당 5.9007헤알을 위협했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달러당 6.00헤알 선을 넘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헤알화 가치는 아르헨티나 페소화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달러화 대비 가치가 10% 이상 하락한 통화는 아르헨티나 페소화, 헤알화, 멕시코 페소화, 튀르키예 리라화, 콜롬비아 페소화 등이다.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함에 따라 달러화 강세가 가속할 것이라는 관측도 외환시장에 부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이 집권하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달러화 대비 헤알화 환율 변동(2024.1.2~11.1>
[자료: Banco Central]
IMF가 브라질의 성장 전망을 상향조정하는 등 분위기가 개선되고 있으나 경제지표는 악화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공공부채 증가세가 안정되지 못할 것으로 보이며, 높은 수준의 공공부채와 재정적자 확대를 투자자들이 우려하고 있다. 중앙은행에 따르면 GDP 대비 총 공공부채 비율은 올해 78.19%에서 2032년에 90.30%까지 상승하고 2033년부터 상승세가 조금씩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하면서, 통상 부문에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 미국과의 통상 확대에 주력해 왔으나 트럼프 당선으로 기존 정책을 전면 재조정해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고용 시장과 북미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트럼프가 내세운 보호주의 정책 강화에 맞서게 될 수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엄격한 수입 제한 때문에 브라질이 대미 수출에서 오히려 득을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트럼프는 중국 제품에 대한 수입관세를 60%에서 100%로 높이고, 동맹국들에 대해서는 10%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새로운 무역 분쟁을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브라질 정부는 대미 수출 감소와 무역적자 확대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2024년 상반기 브라질의 대미 수출은 192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가량 늘어나면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제조업, 광업, 농업을 포함해 거의 모든 부문에서 수출 증가가 관찰됐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면 무역 적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긴장을 고조시켜 달러화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미 대선 선거 결과가 발표된 11월 6일(브라질 현지 시간)에는 한때 달러화 대비 헤알화 환율이 1달러=5.8헤알에 이르고 관광 달러는 6헤알을 넘어섰다. 경제 전문가들은 “환율 상승은 브라질의 대미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중국에 대한 문이 닫히면서 브라질은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려는 노력을 할 것이다. 이런 변화는 브라질 제품에 새로운 기회를 주고, 이를 통해 브라질은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통화 가치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고용 확대와 실업률 하락에 따른 내수경기 회복세, 남부 지역의 대규모 홍수 피해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성장세를 보인 점 등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브라질 경제는 올해 3% 안팎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물가 상승을 안정시키기 위한 브라질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계속되고, 예상되는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에 따른 수출 환경 악화, 환율 상승 등으로 내년 브라질 경제 전망은 다소 불안정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따라서 브라질 시장에 진출하거나 투자를 계획하는 우리 기업들은 브라질 경제지표 변화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자료: IMF, Banco Central, UOL, Folha de Sao Paulo, 상파울루 무역관 보유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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