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세일링 요트는 배가 최대로 힘을 얻는 특정한 바람의 세기가 있다. 이 최적의 풍속을 넘어서면 보트는 힘이 넘쳐서 과도하게 기울어지고 속도가 느려지면서 조종이 어려워진다. 이런 힘의 과잉이 나타나는 풍속은 배의 종류, 크기, 리그, 킬의 모양 등에 따라 다르다. 바다의 조건과 공기의 온도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차가운 공기는 무거워서 돛에 더 많은 힘을 실어주고, 거친 바다는 선체를 흔들어서 조종을 어렵게 만든다.
초보자들은 가파르게 기울어진 요트가 갑판에 파도도 더 많이 들이치고, 그래서 똑바로 서있는 보트보다는 당연히 더 빨리 항해할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현대식 요트는 최대한 똑바로 서있을 때 더 빨리 달린다. 너무 많이 기울면 오히려 속도가 느려진다. 과도하게 기운 요트는 웨더헬름이 증가하면서 조종하기도 어려워져서, 제대로 항로를 유지하기도 힘들 수 있다.
요트가 얼마나 많은 기울기까지 버틸 수 있는 지는 거의 전적으로 선체의 모양에 달려있다. 헐이 좁고 완만하거나 킬이 길고 배수량이 무거운 요트는 어느 정도 기울어도 풍상으로 잘 항해할 수 있고, 풍하 쪽 레일이 물 속에 들어가도 편안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현대식 양산 크루저들은 헐이 넓고 배수량이 가벼운 디자인으로, 똑바로 섰을 때 더 잘 나간다. 이런 요트들은 기울기가 20도 이상 넘어가면 조타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예전 요트보다 빨리 축범을 하고 싶을 것이다.
자신의 배가 거친 바다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 항해 특성을 미리 알아두면 적절한 타이밍에 축범을 할 수 있다.
메인세일을 줄이거나 작은 헤드세일로 바꾸는 데 가장 쉬운 시점은 마리나를 출발하기 전이다. 어떤 여행이든 출발하기 직전에 최신 기상예보를 얻도록 하자. 만약 상황이 축범하기에 아슬아슬한 경계선에 있는 걸로 보여진다면, 바다에 나가서 상황을 평가하기 보다는 항구에 있을 때 미리 축범하는 것이 좋다. 배가 전후좌우로 흔들리는 거친 바다보다는 파도가 잔잔하고 안전한 곳에서 축범하는 것이 훨씬 쉽다. 바다에 나갔다가 상황이 나쁘지 않으면 축범을 풀면 된다.
축범을 하지않고 바다에 나갔다가 바람이 거세지기 시작하면, 나아질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하기보다는 최대한 빨리 축범을 하거나 헤드세일을 교체하도록 하자. 필요없을 지도 모른다는 기대로 일을 미루는 경우가 많은 데, 이것은 대개는 희망사항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지체하면 오히려 상황이 더 나빠질 뿐, 결국 해야할 일을 하기로 결정했을 때는 일하기만 더 어려워질 뿐이다.
축범을 미리 해야하는 또다른 경우는 야간에 상황 악화가 우려될 경우이다. 캄캄한 밤중에 축범하는 것은 생각보다 매우 어렵다.
축범을 할 때는 메인세일과 집세일 간의 면적이 균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일반적인 세일요트의 회전중심점(pivot point)는 마스트 바로 뒤로, 돛을 줄일 때는 마스트의 앞과 뒤가 서로 비율이 맞게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메인세일에 비해 집세일을 너무 많이 줄였을 경우 돛 면적이 균형이 맞지 않아 배는 웨더헬름이 늘어나서 풍상 쪽으로 돌려고 할 것이다. 집세일에 비해 메인세일을 너무 많이 줄였다면 반대현상이 일어나서, 리헬름이 늘어나고 풍하 쪽으로 돌게 된다.
일반적인 경우, 요트에 대한 풍압이 과해질 때는 약간의 웨더헬름은 감수할 수 있으므로 집세일부터 먼저 줄이는 게 좋다. 바람이 계속 거세지면 다음 단계로 메인세일을 줄인다. 바람이 계속 거세지면 두 돛을 필요한 만큼 줄이되 그 사이에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크루징 요트의 경우는 장거리 항해도 해야하기 때문에 평상시의 돛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악천후의 조건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스톰 세일을 별도로 준비해야 한다. 이 돛은 더 두꺼운 천으로 만들었으며, 추가적인 보강과 박음질이 되어있고, 가시성을 높이기 위해 오렌지색으로 만들어진다.
메인세일 위치에는 트라이세일이라고 불리는 작은 삼각돛을 달고, 메인세일은 붐 위에 그대로 둔다. 트라이세일은 각 4분면에 도르래로 연결된 두 개의 쉬트가 달린 푸트가 느슨한 상태이다.
스톰 집세일은 포스테이에 걸거나, 펄링 헤드세일이 있는 경우에는 포스테이에 말린 집세일 바로 뒤에 특별히 마련된 스테이에 건다. 맑은 날씨에 트라이세일과 스톰집세일 장착하는 걸 연습해서, 이상이 없는지 확인해두자. 강풍이나 폭풍우급 바람의 징조에 이들을 사용할 필요가 있을 때 효율적으로 장착할 수 있을 것이다.
원양 크루징 요트는 폭풍우용으로 설계된 돛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 작은 트라이세일은 메인세일을 대신하고, 스톰 집은 포스테이나 혹은 포스테이에 롤러 집세일이 있을 경우는 별도의 스테이에 단다. 두 돛은 오렌지색 천으로 만들어져 멀리서도 잘 보이게 되어있다.
헤드세일을 축범하는 방법은 헤드세일 시스템에 따라 다르다. 롤러 펄링 헤드세일이라면 집쉬트를 풀어주고 펄링라인을 당겨서 몇 바퀴 감아주면 간단히 끝난다. 충분히 감아진 후에는 펄링라인을 클리트에 묶고 다시 집쉬트를 당겨준다. 이 시스템의 큰 문제는 몇 바퀴를 감아서 헤드세일을 줄였을 때 이쁘게 감기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다. 펄링 롤러로 줄인 헤드세일의 말린 부분이 두툼해져서 풍상으로 항해할 때 효율이 떨어지고, 어떤 경우는 축범으로 의도한 것과는 정반대로 오히려 기울기 압력이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포스테이에 세일을 감을 때 편하기 때문에 많은 크루징 선원들은 가장 선호하는 장비 중 하나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QPTbHf4B1bI
펄링으로 축범하는 대신 쓸 수 있는 방법은 바람의 세기에 맞게 다양한 크기의 헤드세일을 여러 개 가지고 다니는 것이다. 각각의 집세일은 포스테이에 연결해서 사용한다. 이 시스템의 장점은 아주 먼 대양으로 나가거나 정기적으로 거친 날씨를 겪어야 할 경우 단순하고 효과적이며 장비가 실패할 가능성이 낮거나 실패해도 다른 세일로 교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리식(hanked-on) 헤드세일을 바꾸려면 이전에 걸려있던 돛부터 내려야 한다. 포스테이의 고리에서 떼낸 다음, 클루의 쉬트도 떼낸다. 이전 돛은 잘 접어서 가방에 넣어 선실에 보관한다. 이제 새로운 돛에 쉬트를 달고 포스테이 고리에 연결한 다음 할랴드를 당겨서 올려주면 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1iECYBwkVXk&t=93s
고리식 헤드세일을 교체하는 작업에는 적어도 선원 한 명이 앞갑판으로 가서 일해야 하는 데, 악천후에서는 파도도 들이치고 위아래로 상당히 과격하게 움직이는 장소 중 하나이다. 선원 두 명이 같이 일한다면 훨씬 쉬울 것이다. 한 명은 마스트에서 할랴드를 조작하거나 쉬트를 바꾸는 일을 하고, 다른 한 명은 포스테이에서 일을 하게 하는 것이다.
풍상으로 항해하면서 헤드세일을 바꿀 필요가 있다면 쉽고 안전하게 작업을 할 수 있게 속도를 줄인 다음 선원이 앞갑판으로 이동하도록 하는 게 좋다. 메인쉬트를 풀어주거나 히빙을 하거나 아예 풍하로 경로를 변경한다든지 해서 배를 똑바로 세우고 풍압을 줄여준다. 앞갑판으로 갈 때는 반드시 풍상쪽 옆갑판을 따라서 움직이고, 안전줄을 채우도록 한다. 돛 가방을 이동할 때도 들지 말고 끌어서 움직이고, 작업을 하기 전에 안전줄부터 챙기도록 해야 한다.
악천후용 집세일의 경우는 일렬로 리핑 포인트가 표시하여, 빠르게 크기를 줄일 수 있도록 한다. 돛을 줄이려면 우선 돛을 일부 내려준 다음, 새로운 택을 선수 연결부에 연결하고, 새로운 클루에 쉬트를 연결한 다음, 돛을 다시 올린다. 축범이 되면, 기존보다 윗부분이 택과 클루가 된다. 풋(밑변) 쪽의 느슨한 돛은 가벼운 줄로 묶는다.
https://www.youtube.com/watch?v=seLs6erM-J4
메인세일은 무풍에서 돌풍까지 여러 조건에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바람의 세기가 강해질 때는 축범을 통해 가능하다. 여러가지 축범 시스템이 있는 데, 현대식 요트에서 가장 인기있는 것은 슬랩 리핑이다. 다른 방법으로는 메인세일을 붐에 감거나 최근에는 붐 속의 튜브에 감아넣는 방법이 있다. 또 다른 시스템으로는 마스트 안의 튜브에 돛을 감는 마스트 펄링시스템도 있다. 마스트 펄링의 경우, 메인세일의 풋에 레일 등이 없이 느슨해야 하고, 클루는 붐의 위로 이동하는 장치에 연결되며, 배튼을 사용하기 힘들기 때문에 리치가 움푹 들어간 형태이거나, 배튼을 수직으로 사용하는 구조가 될 수도 있다.
현대식 슬랩 리핑은 풀 배튼의 돛에 사용된다.
슬랩으로 접힌 1단계 리프는 그냥 두기도 한다.
2단계 리프 슬랩은 묶는 끈으로 묶는다.
https://www.youtube.com/watch?v=ddyB9GwAkI8
붐 안에 감는 리핑에는 짧은 배튼이 사용된다.
리핑된 양은 한 바퀴부터 여러 바퀴까지 다양하다.
붐 안으로 감겨진 배튼은 붐과 평행해야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yh-gwIDb7Qk&t=10s
배튼이 사용된다면 수직모양이다.
돛은 풋이 느슨해야 한다.
리핑된 양은 한 바퀴에서 여러바퀴까지 다양하다.
돛은 마스트 안의 튜브에 감겨진다.
https://www.youtube.com/watch?v=XfEQUO9XyBw
슬랩 리핑은 양산 보트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리핑 장비가 잘 갖춰졌다면 리핑은 빠르고 쉬울 수 있다. 슬랩 리핑의 작업은 콕핏에서 이루어진다. 일반적으로는 리치-러프-콕핏으로 이어지는 라인이 단계별로 따로 있지만, 어떤 시스템은 1단계 리프와 2단계 리프에 한 라인 시스템이 사용될 수도 있다. 이 시스템은 러프와 리치 라인을 붐 안의 조절 태클로 연결해서, 한 줄을 이용해서 둘 다 당기거나 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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